창작 자작시

쏘맥꽃

산곡 신정식 2026. 5. 12. 03:59


 

 

쏘맥꽃 / 산곡 신정식 

 

내가 오래전에 자원해서

바다의 사나이 해군에 갔었지

그 때 만났던 그 사람

 

내가 전방부대에 배속된

포항 영일만 해병대

그 곳에서 만난 사람이 있었다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그 사람

주말이면 걷던 영일만 해변

둘은 마음을 하나로 열어 갔다

 

그 아름다운 그 해변 금모래

빛나는 길을 속삭이던 모래알들

해당화 꽃향기 세상을 채워 줬다

 

우리의 꿈은 청보리가 자라듯

여름을 향해 싱싱하게 익어갔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 성숙 했다

 

그런 아름다움도 즐거운 시간도

꽃이 피고 지던 그런 날 제대를 하며

불행한 소식이 집에 싹 트여 갔다

 

그 시절 정신 없이 힘들어 갔고

닥치는 대로 일하는 시간을 연속

그 사람을 위한 미래는 없어 젔다

 

하루하루가 급하게 보낸 시간들이

길어지며 약속은 영영 깨져 조각나

돌아 갈 수 없는 강이 되어 버렸다

 

영일만 해당화는 피어 가는데 잊혀진

금모래 빛이 반짝이며 꿈속에 향기

청보리는 여름을 향해 익어 가겠지

 

우리를 갈라놓은 사연은 영영 조각나고

서로 다른 길일 걷게 된 사연 덕에

그리움을 안고 언제나 기다림이 생겼다

 

한번만 보고 싶지만 망설였다

가끔 영일만 해변을 걸어보며

죽도 시장 도다리 회를 삼켰다

 

안 마시던 쏘맥꽃에 젖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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