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50년대 보리고개 여름나기
산곡 신정식
2020. 11. 16. 06:17
50년대 보리고개 여름나기 / 산곡 신 정 식
6월이 오면 초등학교시절
옥수수가루 죽 한 그릇
미국 원조로 배급 받은 것
없어서 못 먹던 우리세대
사료로 쓰는 옥수수가루
이것도 없어서 못 먹고
초등학교에서 점심때면
죽 끓여 줘서 허기를 면하던 시절
하교 길에 피어 있는 찔레꽃
아카시아꽃 오디를 따먹으며
집에 가다 친구들과 청보리 꺽어
모닥불에 구워먹다 혼이 나던 6월
울타리 밖에 고야를 손대다
주인에게 지도곤이 혼 줄이 나고
웃물가에 앵두는 바라만보고
길가에 엉겅키만 잡아먹고 다녔다
집에 빕상에는 나물 죽 하나
아욱 죽 근대 죽 찬으로 질경이
비듭나물. 명이나물.민들레.곤드레.
고추잎. 달래장.반겨주는 나물들이다
산길을 가면 산딸기.힘박딸기.흰딸.
참딸기.긴나무딸기.봉두현구자딸기.
혼안이 딸기 따 먹고 동생들 생각에
양주머니 가득 채어 돌아오는 길
여름으로 가는 길은 먹거리 나물이
들이나 산이나 밭이나 많았다
강에 가면 올갱이 주워다 국 끓이고
가제 몇 마리 넣으면 빨간 것이 먹음직스럽다
참나물.세발나물.방풍나물.안방나물.뽕잎나물.
고구마순.마늘쫑.파줄기.쑥갓.양배추.죽순.
호막잎.깨잎나물.고추잎.머위.키장다리 나물.
철엽도하고 닭 잡아 동네 잔치도하고 여유 있다
감자 꽃이 필 때면 미리 캐먹기 바뿐 보리 고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