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판단(조용히 살자)

산곡 신정식 2020. 12. 31. 03:38

 

판단 (조용히 살자) / 산곡 신 정 식

오솔길을 걷다가

뭔가 하고 싶고

궁금해서

땅벌 집을 팠다

 

숲속을 지나다

나뭇가지에

말벌 집을

툭툭 건드려보았다

 

마을을 지나다

똥개가 잠자기에

건드려도 그대로라

툭툭 차보았다

 

지나다 만난 사람

말을 걸어 보았다

말 같지 않은 말을

따라하며 열 받았다

 

침묵을 지키면

중간은 갔다

입을 열어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