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 신정식 2021. 12. 26. 01:20

눈사람 / 산곡 신 정 식

 

눈이 펑펑 쏟아지며

바람에 날린 눈은

가슴에 쌓여만 갔다

 

소리가 없는 것인가

듣지 못하는 청력인가

쌓여 가는 현상이다

 

눈발은 눈길을 막고

쌓인 눈은 발길을 잡고

하얀 눈의 세상이다

 

아침이면 눈사람이

하나 둘 눈에 띄겠지

내 눈사람은 녹아 있다

 

하얀 맘 까만 맘

기다리다 눈사람이 돼

그대 집 앞에 서 있다

 

눈은 펑펑 내렸다

차거운 바람은 불었다

그대 눈에 갇힌 눈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