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 신정식 2025. 1. 6. 09:13

보신탕 / 산곡 신정식 

 

개 같은 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눈 위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길은 진죽이 되어

차량이 지날 때마다

옷으로 튀어 올랐다

 

이런 개 같은 경우

이미 저 멀리 지났고

피해자만 낭패가 됐다

 

세탁소와 세차장이

갑자기 바쁘게 생겼고

출근길이 개털이다

 

 

오늘 날씨도 개판세상

이게 어쩌다 이토록

난장판이 판세다

 

달라가 오르니 물가 뛰고

국채가 치솟으니 어렵고

난리도 아닌 난리다

 

겨울 비 쏟아지는 날

하늘은 우중충하고

마음은 불꺼진 창이다

 

정전에 가스차단 불통

향기로운 향수 속에

잠에서 깨보니 난장판이다

 

죽은 귀신 보신탕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