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산곡 신정식 2025. 1. 8. 11:39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 산곡 신정식 

 

콩 심은데 콩 나고

팦 심은데 팦 나고

뿌린 대로 거둔다고

그랬든가

 

심거나 말거나

날 것은 나고

잡초가 무성하면

이 또한 좋지

 

소나 말을 키우면

될 것을 그러나

죽 쒀서 개 사리한다

개 값이나 알기나 하나

 

그래서 그런지

장사를 시작 했고

장사꾼이 돼서

사업을 하게 됐다

 

아이들이 크면서

돈 써가며 가르친

글공부는 별로고

부모를 따라 배웠다

 

닮지 말라는 것만

빼어나게 닮아서

나와 똑 닮아가니

감격스런 일이 생겼다

 

딸기 한 팩이 배달

주문도 안했는데

이상하다 배달 사곤가

주소가 맞다

 

큰딸에게서 전화

딸기 보냈다고

뭔 일이람 경사 났다

철 들 었나 저만 알드니

 

이권 챙기는 데는

남부럽지 않고

남이란 부모도 남이라

그런 지독하게 닮았다

 

말로 가르친 것도

아닌데 날 닮았다

나눠 먹고 배려하는

그런 것은 사전에 빠젔다

 

딸기 한 팩에 감격

이제 50을 바라보니

부모가 눈에 들어왔나

우린 그저 살다 죽겠다

 

세상 뭐 볼 것이 있어

유행가 가사처럼

욕 안 먹고 살다가는 것

울고 왔다 울고 갈 것

 

미련도 후회도 없다

자식은 품앗이라니까

나도 내 부모께 그랬는지

나도 모르니까 너나 살아

 

하긴 나는 내 자식 키웠으니

네 자식은 네가 키워

하며 손자 키운 적 없다

오면 빨리 왜 안가나 했다

 

나 왜 안 죽나 기다리겠지

80을 넘기며 오래 산다고

부담 느끼겠지 이미 나누기

다하고 남는 것은 없다

 

땡강 부러져 죽어지면 다행이야

병원 출근하기도 벅찬데

이 짓거리도 그만하고

숨 떨어질 때까지 금식해야지

 

기력이 다해서 올인 할 것이니

사고 홀인원이지 뭔 말이야

다 그런 것이 있다니까

놀아 보면 알게 돼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