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길 / 산곡 신 정 식
바람은
여인의 치마폭을 흔들고
강한 바람에 의지 할 곳이 없다
흔들리는 마음
기댈 곳은 어느 집 울타리를 찾아
몸을 가눌 수 있었다
홀로 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니 세 아이와 엄마는
새 낭군을 받아드렸다
임자 있는 그 사람
본집을 버리고 남에 집에 숟가락 걸치고
기둥이 된 새아버지
처음부터 싫었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아버지라 부를 수가 없다
그 후로 성이 다른 두 동생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고 놀음에 빠져
내가 배운 것은 속이는 놀음뿐이다
놀음 방 심부름이나 하고
초등학교를 마친 것이고 고등학교 때
엄마가 돌이가신 후 결별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같지 않았고
내 아버지 모아둔 땅들까지 몽땅 날리고
그래도 정신 못 차렸다
늘 어제나 여자라는 이름이
가엽고 젊이 죄가 되는 여인이 불쌍하여
늘 하교하고 엄마 일을 도왔다
고등학교를 도시로 유학하며
엄마와 떨어져 살며 방학 때면
시골 방앗간이나 공사판에서 막일로 도왔다
이제는 그이가 아닌 순자아버지라
부르며 찾아나서 곤 했다
엄마의 심부름이니까 놀음 방마다 찾아다녔다
엄마는 뇌출혈로 마감하시고
상여를 따르면서도 눈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살길이 막막했다
그 후로 우리 삼형제는
각기 다른 길을 택해서 찾아 나섰고
이브는 두 아이를 되리고 본처에게로 갔다
그렇게 어두운 바다를 헤매며
하나님을 의지하며 욕 안 먹고 살길을 찾았고
오늘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아버지 참 힘든 말 이였다
지금도 이 잘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타협하고 어울리고 하면 편한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돼지야 하는 목소리가 쟁쟁하다
놀림도 마니 받았지만 세파에 시달리는데 숙달이 됐고
한 가지 생각만은 변함이 없어 시 쓰기에 매달렸다
난 시인이 아니다
시 쓰기를 좋아 할뿐이다
아직도 시를 모르고 닮은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