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나의 외길

산곡 신정식 2020. 12. 8. 06:07

나의 외길 / 산곡 신 정 식

 

  바람은

여인의 치마폭을 흔들고

강한 바람에 의지 할 곳이 없다

 

흔들리는 마음

기댈 곳은 어느 집 울타리를 찾아

몸을 가눌 수 있었다

 

홀로 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니 세 아이와 엄마는

새 낭군을 받아드렸다

 

임자 있는 그 사람

본집을 버리고 남에 집에 숟가락 걸치고

기둥이 된 새아버지

 

처음부터 싫었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아버지라 부를 수가 없다

 

그 후로 성이 다른 두 동생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고 놀음에 빠져

내가 배운 것은 속이는 놀음뿐이다

 

놀음 방 심부름이나 하고

초등학교를 마친 것이고 고등학교 때

엄마가 돌이가신 후 결별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같지 않았고

내 아버지 모아둔 땅들까지 몽땅 날리고

그래도 정신 못 차렸다

 

늘 어제나 여자라는 이름이

가엽고 젊이 죄가 되는 여인이 불쌍하여

늘 하교하고 엄마 일을 도왔다

 

고등학교를 도시로 유학하며

엄마와 떨어져 살며 방학 때면

시골 방앗간이나 공사판에서 막일로 도왔다

 

이제는 그이가 아닌 순자아버지라

부르며 찾아나서 곤 했다

엄마의 심부름이니까 놀음 방마다 찾아다녔다

 

엄마는 뇌출혈로 마감하시고

상여를 따르면서도 눈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살길이 막막했다

 

그 후로 우리 삼형제는

각기 다른 길을 택해서 찾아 나섰고

이브는 두 아이를 되리고 본처에게로 갔다

 

그렇게 어두운 바다를 헤매며

하나님을 의지하며 욕 안 먹고 살길을 찾았고

오늘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아버지 참 힘든 말 이였다

지금도 이 잘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타협하고 어울리고 하면 편한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돼지야 하는 목소리가 쟁쟁하다

놀림도 마니 받았지만 세파에 시달리는데 숙달이 됐고

한 가지 생각만은 변함이 없어 시 쓰기에 매달렸다

 

난 시인이 아니다

시 쓰기를 좋아 할뿐이다

아직도 시를 모르고 닮은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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