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시체 놀이

산곡 신정식 2024. 8. 13. 04:05

시체 놀이 / 산곡 신정식 

 

그녀는 선녀일 수도 있고

천한 창녀일 수도 있다

보이는 면만 보면 돼

 

영혼이야 저주 받은 여인

아름다움을 선물 받은 육체

위치의 변화일 뿐이야

 

판도라 상자를 열지 않아

한순간 천당과 지옥이 열려

복잡한 현실이 생기면 싫다

 

꾀꼬리가 말하면 꾀꼬리소리

쥐가 말하던 울든 쥐소리

강아지가 애교 부리면 개소리

 

노인이 말하면 잔소리

젊은이가 말하면 신소리

여인의 말소리는 유혹이다

 

어느 것에 물든 던지

타오르는 저녁노을이지

하루의 끝은 잠시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병 걸린 목소리야 속지 마

끝 사랑이 침식당하는 거야

 

썩은 세월 누구나 잠간이다

빨리 썩는 생선도 있고

황태 덕장에 황태도 있다

 

갈 곳이 없어 한줌에 재도 있다

죽음은 구분 없는 시체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

 

늙은 영혼은 성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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