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맹점

산곡 신정식 2026. 3. 20. 21:31

 

 

맹점 / 산곡 신정식 

 

그대 나를 웃기려 하지마

이미 그대는 나를 웃기고 있다

새삼스럽게 미소지으면 그러지마

 

웃기는 것은 그대 전문 아닌가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했지

그러나 역시나는 역시나였다

 

진실의 토막은 어디에 두고

머리와 꽁지만 보여주니

그대 마음은 이미 없었다

 

회를 쳤어도 찌개를 끓여도 좋다

이 맛이나 저 맛이나 있으니까

이렇쿵 저렇쿵 논 할 문제는 아니다

 

나는 나대로 건강하게 살고 그랬다

그대는 그대 갈대로 가면 됐다

잡을 이유는 이미 없는 것 아닌가

 

시작도 어려웠지만 떠나는 것도

사실 보통 마음으로는 힘들다

참새가 그물을 놓지 못해 잡히듯이

 

새는 잡은 발을 놓고 날면 되는데

물고기는 뒤로 물러나면 되는데

놓거나 물러나자 못했다 잡히는 거지

 

내가 그대에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나의 맹점을 그대에게 보여준 그대로

마음이 감성적이란 모순을 안고 있다

 

난 장사꾼인데 진심이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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