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와 달무리 / 산곡 신 정 식
비는
가을밤 내내
창문을 두드리는
낙엽의 소리
바람에
쓸려가는 가을 밤
마음을 안고 가는
검은 창문들
효자손
누가 만들었지
해인사 방문길에
아이들이 선물이다
긴긴 밤
등을 긁으니
깊이 잠들어 있는
아내를 깨우지 않아 좋다
밤은
점점 길어만 가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기우는 달무리는 빛났다
곧 아침이
밝아오는 기대로
이 어두운 밤을
낙엽에 빗소릴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