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바람 / 산곡 신 정 식
어떻게 말해야 하나
헤어진지가 너무 오래라서
공감대가 없다
누군가 또 떠나겠지
떠날 사람만이
쌓여서 대기하고 있다
아무 느낌도 없지만
떠나고 난 비어 있는 자리
말로 채울 수 없다
떠나는 것이야
다 그렇겠지만
바람에 낙엽이 졌다
이제 기억들은 두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오늘을 바라보고 있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좋을
가을의 끝자락 겨울 초
허망한 가슴을 말로 채웠다
바람이 불었다
가을바람인가
겨울바람인가 바람은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