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 산곡 신 정 식
차면 찬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난 장애인으로 살았다
있었으나 잃어버렸다
생각도 마음도
다 잃어버리고
장애도 잃어버리고
있는 대로 살았다
부자보다
더 부자 같이 살았고
유식한 사람 보다
더 아는 것이 유식했다
베풀며 살아 왔다
무식해도 잘 살아가고
못 살아도 나누며 살고
불편해도 불평 없이
순리를 따라 살고
장애가 불편하지 않았다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랑으로 나누며
이웃과 어울리니
불편한 것이 없다
장애에 감사한 마음이다
나는 나의
옷을 입었다
없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니
마음 따라 세상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