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엄마

산곡 신정식 2023. 6. 29. 16:26

엄마/ 산곡 신정식 

 

엄마가

읍내 장에 가면

올 때를 기다렸다

 

노을이 지면

아궁이에 불 집히고

무쇠 솥에 밥 지었다

 

고사리 손으로

물의 양을 손목까지 재고

끓어 넘치면 불을 뺐다

 

엄마가 늦게

돌아오시면 다리 건너까지

마중 가서 기다렸다

 

엄마가 불쌍했다

삼남매를 두고 혼자된

여자의 힘든 모습이다

 

그렇게 엄마보다 여자로

가슴에 못이 박혀 도왔다

부엌일은 거의 도와주는 상태다

 

6.25가 끝나고 초등학교까지

줄고 반복 되는 일들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장했다

 

젊은 여자로 참 힘들게 살아온

엄마의 삶이 너무 아팠다

그 때 나이 갓 서른 이였다

 

애비 없이 자라는 애들 셋

짐꾸러미를 떠안고 산 여인

자식 덕도 못보고 떠난 삶이다

 

오십도 채안돼 뇌출혈로

돌아가신 엄마 큰아들놈 장가도

못 보냈는데 떠나고 난 한이 많겠지    

 

돌아보면 불쌍하고 시어미 없는

마누라 행복한지 알아 하며

농 아닌 뼈아픔을 마음으로 위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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