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작시

허허 가네 (소담)

산곡 신정식 2024. 4. 11. 06:21

허허 가네 (소담) / 산곡 신정식 

 

풀섶길 매듭으로

걸려서 넘어지고

함정을 딛고

놀란 일도 침묵했다

 

장난이 놀이던지

누군가 만든길에

장애물을 탓하지 않아

경험일 뿐이니까

 

산속 옹달샘 하늘 물

콧물 흘리며 마신 일도

말하지 못했다 안했다

듣는 이 마음 상할 가 봐

 

젊어서는 길 따라 여행도

마니 다녔어도 산 이름

폭포 이름 명물 지워진

도시 이름을 기억하기 싫다 

 

여행 비행기 기차 버스

2시간 이상은 자부란식

몸이 뒤틀려 괴롭다

여행은 역시 젊었을 때다

 

이제는 동내 한 바퀴 

힘겹게 느껴지고

마을 길 쓸기마저 부쳤다

꽃 한 포기 옴겨 심기 힘겹다

 

나이들면 돈이 문제가 아니고

건강이 문제고 돈이야

이럭저럭 정리하고 보니

넉넉지 못해도 쓸만 하다

 

주막에 들려 아는 사람과

탁주 한 사발 건네며

지난 세월 마시는 멋도

사는 취미고 즐거움이다

 

높고 낮음이 없고

있고 없이 없으니

평범한 나눔이 있고

말 한마라도 소담이다

 

허허 웃고 가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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