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의 재앙 / 산곡 신 정 식
들어도 안 들은 척하기
알아도 모르는 척하기
봐도 못 본척하기
척하기도 힘들다
2020년 한해는 힘겹다
이 겨울터널을 빨리지나
새 봄이 오면
꽃피는 춘삼월이 좋아질까
생겨도 저 따위
속빈 고목이고
바람에 넘어질 듯
초가집 지붕이 걱정이다
태풍이 오지 말아야지
겁이 나서살겠는가
사람도 잘 만나고
나무도 잘 만나야지 편하다
왕서방 대문을 두드리고
수채 구멍으로 미친개 드나들고
지붕위에는 참새떼거리 지저기고
능구렁이는 앞마당을 기어 다녔다
주인이 코로나19로 나간사이
집은 페가에 이르고
나그네가 임자인 듯 행세하며
집 팔아먹고 먹티 했다
내원 참 별롬에 세상 다 있다
벼루기 간을 내먹지 그래
너도 먹고 나도 먹고
걸뱅들아 배터지게 먹고 잘살아 봐라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세상구경 마니하고 원 없이 쓰고
욕먹고 살다 가면 좋으냐
너나 나나 죽으면 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