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난 꽃잎 / 산곡 신 정 식
꽃이 피게 하자
향기 따라 벌들이
꽃에 머물러 살게 하자
꽃은 벌이 필요 했어
벌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다른 생각이 잔아
난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늘 언제나
거리를 두고 걸어가지
준비 없이 만난 우리
마음이 먼저 함께 했고
몸은 멀리 떨어져 있다
이제 마음이 떠나
꽃이 지고 말 듯
아름다움도 잠시뿐 이였다
사랑이 한번 떠나면
다시 필 생각은 없다
꽃이야 또 다시 피겠지만
행복해라
네 곁에 머물지 못 했어도
널 사랑했던 마음의 증표다
우박에 상처 난 꽃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