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산곡 신정식
대청마루에
벌거벗고
큰 대자로 자빠져
목침 베고 잠이나 자
여름이 별거야
가끔 매미노래
벌레소리 들어가며
코를 한번 골아 봐
대문이야
여려 있건 없건
올 사람도 없는데
씨받이도 좋지
자식 한 두름 엮고
넘치면 더 매면 되고
가는 놈 가고
있는 놈 있고 그랬지
사는 것이 별 것인가
제 먹을 것은 가지고
세상 나오다하니
하나님만 믿소 이다
하늘의 뜻이고
땅에 힘이니
사람이 뭐 힘이 있다오
하라는 대로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