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짓 / 산곡 신정식
눈을 감았다
눈을 둘 곳이 없다
눈높이가 없다
전철 건너편 좌석에
한 젊은 여인의 형태에
내가 놀라고 말았다
앞가슴이 드러나 보이고
조금만 더 내려다 보는
특유의 전유물이 발동했다
눈을 아래로 깔으니
짧은 치마에 다리를 벌리고
핸드폰에 도취해 있다
땅을 볼 수도 없고
하늘을 볼 수도 없으니
조금만 더 심보가 유혹했다
생눈을 감고 있자니
이 또한 못할 지랄 이였다
지몸 지몸뚱이라는데 어쩌나
이 것이 자유란 것인가
눈을 꼭 감고 시간을 기다렸다
얼간이 대통령시절도 그랬는데 뭘
우리는 본의 아닌 피해를
감수하며 사는 민초이기에
세대의 혼란도 이겨 내야 했다
다 잘 되자고 하는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