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거미/ 산곡 신정식
내가 좋아 하는 사람
내 이야기를
진진하게 들어 주며
화답해주는 사람
지나온 화자가
어떤 것이던 조언하며
끝까지 경청 해주며
위로해 주는 사람
어둠의 굴레 속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이해해주고 다독여주며
함께 공감해주는 사람
한 때 지나는 폭풍처럼
스쳐간 일들이 무용담이고
잘못된 판단도 긍정적으로
받아 드려주며 침묵해줬다
밑바닥 삶에 애환 경로
혼탁한 사회의 일화와 현상
문란한 성적 환경에 적응하며
삶의 일과가 되어 버린 날들
한 때의 무용담으로 들어 주며
이해해주는 그런 사람
더럽고 추잡한 연못바닥 같이
앙금에서 피어난 연꽃이다
아직은 피어나지 못했어도
빗방울을 굴리는 연잎정도
신비하게 바라봐주는 사람
좋은 연인 같고 친구 같은 사람
나에게 좋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유치하고
저속하다고 외면했겠지
지금은 다 지유고 좋게 봐 줬다
오늘도 새 거미줄을 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