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 / 산곡 신정식
모든 것이 일시에 사라졌다
좋아하는 것도 싫은 것도
모두 사라지고 홀로남아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공황장애인가 우울증인가
행여 조증병인가
조헌병에 속하나 아니다
어떤 움직임도 없다
무기력증인가 영을 돌아갔다
정신병적인가 자가진단해도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져 있다
듣기 말하기 보기 읽기
생각 자체가 백지화 되고
쓰기도 싫고 만날 사람이 없다
사랑하거나 증오대상도 없다
무력감이라 하나 이 또한 아니다
관심이 사라지고 집념조차 없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하얗다
환상을 가져 오는 것도 아니다
좋은 사람이나 싫은 사람이나
이웃이나 친구도 적당한 거리두기
예와 도덕적인 면에 소통했다
남 보기에 좋은 사람은 분명하다
자신은 그저 덤덤 할 뿐 공이다
있으니 마나 한 존재들이다
홀로 살아가는 순서인지 답이 없다
비가 올라나 비 오기 전에 느낌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 안개비
짜증나는 일기 덕에 갇히고 말고
음악도 TV도 하얗게 지워졌다
참으로 끌끌하게 오늘 영인 상태다